술이야기

내가 술 좀 마시고 다니던 시절에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버젼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은 이런 의미였다.

어느 고을에 늙고 병든 아버지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병을 고치려고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았지만 효험을 보지 못했다. 어느 날 중국 북경에 명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병 증세를 이야기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소실을 통해 청을 넣어 사람의 생간 셋을 고아 먹어야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아들은 처음에는 의기소침했지만 아버지를 위해 약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의주 근처 고갯마루로 가서 기다렸다. 처음에는 선비가 글을 중얼거리며, 다음에는 중이 염불을 하며, 세 번째는 미친놈이 낄낄거리고 춤을 추며 올라왔다. 세 사람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낸 뒤 시체는 합장하고 돌아왔다.

약의 효력으로 아버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 그 후 아들은 죽은 사람들에게 사죄하는 제사를 올리려고 기일에 찾아갔다. 그런데 무덤 위에 전에 보지 못한 풀이 많이 자라 있었고 어떤 것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아들은 그 씨앗을 받아와 두어 해 되풀이 심었더니 한 섬이나 되었다. 일부는 빻아 가루를 만들어 먹고 잘 빻아지지 않는 것은 쌓아두었는데 장마가 지난 후 썩어 술이 되었다. 밀에 칼자국이 있는 것은 배가 갈라져 죽은 사람들의 원혼 때문이다.

또 이렇게 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세 사람의 혼이 차례로 나온다. 그래서 처음에는 예의바르다가, 다음에는 불공드리는 중처럼 술을 억지로 권하고 철학적으로 되며, 마지막에는 미친놈처럼 애 어른도 못 알아보게 되는 것이다.

경기도 양평지역에서 채집된 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며 취중 행태의 기원까지 덧보태져 심각한 이야기인데도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다음의 이야기도 그럴듯 하다. 원전은 '루이스 긴즈버그'의 "유대인의 전설"이라 한다.

노아는 방주 밖으로 나왔을때 아담이 에덴동산으로부터 가져온 포도나무를 발견하였다. 그는 그것에서 포도를 맛보았다, 그리고 맛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포도나무를 심고 재배하기로 결심했다. 그날에 그는 포도를 심었고, 나무는 열매를 맺었으며, 그는 그것을 포도틀에 넣어 주스를 만들었다, 그것을 마셨으며, 많이 마셔 취했다, 그리고 명예를 잃었다- 하루만에 그렇게 되었다.

포도나무를 재배하는 일에서 그의 조력자는 사탄이었다. 사탄은 그가 발견한 꺾꽂이 가지를 심는데 열중하고 있었던 매우 중요한 순간에 우연히 나타났다.    

사탄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여기에서 경작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노아: "포도원이야"

사탄: "그러면 그것은 무엇을 만들고 그것은 어떤 특성을 갖나요?"

노아: "포도나무에 달리는 열매는 달콤해, 그것은 그냥 먹거나 말려서 먹지. 그것으로 인간의 마음을 즐겁해 하는 술을 만들 수 있게 해주지"

사탄: "우리가 이 포도원을 경작하는 일에서 협력자가 됩시다"

노아: "동의하네"

사탄은 곧 양을 죽이고, 그리고 계속하여 사자, 돼지, 원숭이를 죽였다. 사탄은 죽인 순서대로 각 동물의 피를 포도나무 아래에 부었다. 그리고는 노아에게 이런 행동을 나타내는 술을 전달하였다: 사람이 그것을 마시기 전에는 양과 같이 순결하다; 사람이 그것을 적당하게 마시면 그는 사자처럼 강하게 느껴진다; 그가 견딜 수 있는 것보다 더 마신다면 그는 돼지와 닮게 된다; 그리고 그가 취하기까지 마시면 그는 원숭이 같이 행동한다, 춤을 추며 돌아 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외설스럽게 말하며, 그가 하고 있는 일을 모른다.

이 사실을 알고는 노아는 아담의 예를 더이상 따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의 타락은 술로 인한 것이었고, 그를 취하게 하였던 금단의 열매는 포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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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술 이야기 사이에는 유사성도 있고 차이도 있지만 술 먹으면서 변하는 인간의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앞의 이야기는 우리의 정서에 맞게 선비, 스님, 미치광이의 순서로 전개되고, 뒤의 이야기는 양, 사자, 돼지, 원숭이로 동물의 모양을 빚대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옛날의 나의 경험으로나 내가 맨정신으로 보는 모습에서나 만취된 인간에게서 선비나 양과 같은 모습을 본 일은 없다.

문제는 술취한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술을 계속 마셨을 때의 결과이다.

술은 그 주성분이 알콜로서 과다한 섭취를 하면 이것을 체내에서 분해하기 위해 신체가 무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독작용을 해야 하고 영양을 빼앗기다 보니 간에 치명적이고 신체에 영양결핍을 초래하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이 발생하면 알코올 내성이 생겨 같은 용량으로는 알코올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따라서 섭취 용량을 늘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스스로 알코올 섭취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고 금주의지를 약화시켜 술을 더욱 끊을 수 없게 만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슬프게도 알콜중독으로 인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매사에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렵지만 술에 관해서만은 더욱 그렇다.

다음의 말씀은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이다.

술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에베소서 5:18)

 

2012. 0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