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새 직장에 들어 간지도 1년이 지나 갔습니다.

처음 무보수로 견습을 시작하던 그곳에서 정식기사로 근무하고 있으니 옛날 일이 생각이 나고 내자신 조금 뿌듯한 마음도 들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직장일에 능숙하지 못하니 제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제는 정말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조그만 사거리인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신호위반을 했습니다(시내버스 기사들은 신호를 깐다고 합니다). 교행하는 시내버스를 좌측으로 하여 교차로를 진행하는데 시내버스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었던 택시가 좌회전을 하는 겁니다.

순간, 머리에 쥐가 난다고 해야 하나요. 택시와 정면충돌을 하는 환상이 떠오르면서 급정거를 하였지요. 택시도 급정거를 하여 서로 멍하니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지요...순간 택시가 핸들을 꺽어 버스 진행방향을 막아 서더군요. 아! 한바탕 난리가 나겠구나. 각오를 했지요. 당연히 제가 죽을 죄를 지었으니...

체념하는 마음으로 오른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시했지요. 운전석을 뛰쳐나와 차창으로 달려올 순서를 예상했는데 얼굴을 제쪽으로 보면서 차를 진행하여 오른쪽 도로로 멀어 지더군요.

악몽에서 깨어난 느낌이었습니다.

순간 운전직업이 싫어지면서 의욕이 뚝 떨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뒤통수로 느껴지는 승객들의 불안감, 백미러도 차마 볼 수 없었습니다.무사히 종점까지 와서 일을 마쳤지만 찝찝한 마음은 아직까지 남아 있군요.

솔직한 이야기로 교차로 신호를 꼬박꼬박 지키다가는 시내버스 기사일은 접어 둬야 합니다.무엇이 문제인지는 기사생활 1년을 하니 제자신이 혼돈이 오는군요.

확실한 것은 신호를 지키는 시내버스 기사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이른바 요령이지요. 지켜야 할 신호와 지키지 않는 신호를 구별하여 사고없이 무사하게 "지키는" 기사만이 유능하고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모두다 요령껏 지키니 그 시간이 기준이 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차간 간격을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내일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여야 겠지요. 나자신의 행운과 생존을 위하여...

2007.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