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호위(狐假虎威)

요즘 세상 일을 볼라치면 호가호위라는 말이 떠오를 때가 많다.

중국 유향이 정리하였다는 전국책 초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초나라 선왕이 중신들에게 묻기를 "내가 듣기에 북방에서 소해휼을 두려워 한다는데, 과연 옳은가?" 중신들은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강을이 말하였다.

"호랑이는 모든 짐승을 잡아 먹습니다, 여우를 잡았는데, 여우가 말하기를 '너는 감히 나를 먹지 못한다. 천제께서 나를 백수의 왕으로 삼아서 지금 나를 잡아 먹으면 천제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다. 네가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먼저 갈테니, 네가 뒤에서 나를 따르며, 짐승들이 나를 보고 모두 도망가는 것을 보지 않겠느냐?' 호랑이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여우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짐승들이 보고는 모두 도망갔습니다.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보고 도망간 것을 알지 못하고, 그것이 여우를 두려워 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왕의 영토는 오천리이고, 군사는 백만이온대, 이것을 소해휼이 혼자 마음대로 하고 있습니다. 고로 북방에서 해휼을 두려워 하옵는데, 사실은 왕의 군사를 두려워 하는 것이고, 짐승들이 호랑이를 두려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해휼은 명문가의 재상으로 당시 실력자이며 강을은 그런 소해휼을 견제하기 위하여 왕에게 비유로서 소해휼의 폐해를 말한 것 같다.

북방 민족들이 재상인 소해휼을 두려워 하는 것은 기실 왕의 군대를 무서워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여우가 앞서고 호랑이가 뒤를 따르니 짐승들이 호랑이를 보고 놀라 도망치는 것과 같다.

여우는 권력을 행사하는 세력이고 호랑이는 권력의 실체로 보면 해석이 가능할까.

여기에서는 소해휼과 강을의 인품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위세를 부리는 무리의 실제 힘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일 것 같다.

호가호위란 크고 작은 권력과 경제든 정치든 실제는 제 힘이 아니면서도 그것을 가진 것처럼, 아니면 남의 것을 자기 것인양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것을 일컫는 것 같다.

 

20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