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우리가 남들과 교제를 진행하다보면 대개의 경우 주고 받게 되는 질문이 있다.

고향이 어디이지요? 물론 나쁜 것은 아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자라고 어떤 배경을 가졌다는 것은 그 사람을 평가하고 대하는데 너무나 합리적인 근거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갖고있는 저변의 의식에는 또 다른 것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불쑥 상대편이 물어온다. "고향이 어디지요? 어디 출신인가요?"

대개의 경우 정적이 흐른 후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개중에는 조건반사적으로 너무나 빨리 응답이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몹씨 조급해하는 경우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상대편의 응답을 듣고난 후 상대를 분류한다.

이른바 그 사람의 출생지에 따라 그 사람의 전부를 평가하는 경향이 매우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조금 조심해야겠는 걸.."

"그렇구나 믿어도 되겠는데.."

 

이쯤해서 우리는 적과 아군을 임시로 정해둔다. 물론 그 감정이야 자신이 당하는 이해득실에 따라 변화되는 것이지만 일단은 보편적인 분류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 기준의 근저에는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자. 인터넷 검색엔진 "다음"의 백과사전에 따르면 다음의 해석이 나온다.


지역감정 [地域感情]

[명사]

특정한 지역에 살고 있거나 그 지역 출신인 사람들에게 다른 지역 사람들이 갖는 좋지 않은 생각이나 편견.

많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타파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으면서도 막상 선거 운동을 할 때는 여전히 그것을 이용하려 든다.


이쯤해서 이 지역감정의 대상이 어느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못사는 시절 시골에서 올라온 전라도 사람들이 서울이나 부산같은 대도시에서 셋방조차도 잘 얻지못해 전전긍긍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잘잘못을 논하기보다 그것이 얼마나 허황되고 허깨비같은 대상을 타킷으로 하는가에 주목한다.

 

2000년 각지역별 인구분포

구분

경기도

강원도

서울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제주도

인구

11404090

1484536

9853972 

3206371

1462621

3345235

1887239

7638476

5190208

512541

45985289

비율(%)

24.8%

3.2%

21.4%

7.0%

3.2%

7.3%

4.1%

16.6%

11.3%

1.1% 

 

2013년 7월 각지역별 인구분포

구분

경기도

강원도

서울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제주도

인구

15046504

1540014

10172002

3687263

1569348

3378385

1871570

8010083

5200050

589622

51064841

비율(%)

29.5%

3.0%

19.9%

7.2%

3.1%

6.6%

3.7%

15.7%

10.2%

1.2%

 

 

위의 표에 제시된 각지역별 인구분포를 보자.

물론 편가르기를 좋아하는 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이전의 팔도(八道) 분류기준을 적용하였다. 현실에는 맞지 않는 구석이 있지만, 경기도는 인천광역시를 포함하였고 충청남도는 대전광역시, 세종행정시를 포함한 것이다. 당연히 경상남도의 분류기준에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가 포함된다.

물론 아주 정확한 사람들은 적과 아군을 명백히 구분하기 위해 예를들어 부산광역시의 인구 중 호남출신을 따로 분류하자고 나올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런 한가한 사람은 그대로 살다가 저세상으로 가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분의 증상은 돌이킬 수 없는 중증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표를 보면 살기 힘들어 대도시로 빠져나간 후의 오늘날 그 지역에 사는 전라도 사람의 인구비율은 전인구의 10.3%에 불과한 소수인 것을 알 수 있다. 아홉명의 사람이 한 명의 사람을 경계하고 아홉명의 사람 중에서 원래 그곳에 있다가 아홉명 중에 포함된 사람을 대상으로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대하는 그런 꼴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 땅에 살고있는 그 사람들의 정체는 누구인가. 그들이 두눈과 두귀와 입을 가진 똑같은 사람일진대 그 사람들의 특수성을 어떻게 나타낼 수가 있을까?

우리의 지역감정 대상을 지금 현재 그곳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모두를 대상으로 하여야 하는가, 지역을 나타내는 이정표에 의해 똑같은 땅인데도 행정구역이 다르다고 그 경계 너머에 사는 모두를 같은 부류로 대하여야 되는가

 

우리가 사람을 분류하는 또다른 기준인 반상(班常)의 기준으로 성씨를 논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그들의 뿌리와 근본을 찾아 그들을 구별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잘아는 성씨와 본관의 분류에 의해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통계를 들여다보자.

 

2000년 전라도지역 성씨 본관,세류지별 분류

구분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서울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중국

불명

인구

10455

12910 

230454

126734

381439

37966

295296

1576621

2447569

75458

25444

12128

5232474

비율(%)

0.20%

0.25% 

4.40%

2.42%

7.29%

0.73%

5.64%

30.13%

46.78%

1.44%

0.49%

0.23%

 

 

2000년 현재 전라도지역 인구 5,232,474명 중 조사한 성씨별 본관 또는 세류지별 인구수이다.

본관은 예를들면 경주정씨, 동래정씨 등 자신들의 본향을 표시하는데 쓰는 지명이다. 세류지란 본관은 따로 있되 후손들이 번성하여 특정한 지역에 터를 잡고 살 때 그곳을 내세워 자신들의 출신을 삼는 경우이다. 잘 알다시피 성씨는 삼국시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고 성을 왕에게 받거나 자신이 성을 만드는 경우도 있으므로 성과 유전적인 특질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근거로서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고 생각된다.

 

"중국"은 중국에서 유래된 자손이라는 것이며 "불명"의 분류는 본관의 지역을 찾을 수 없는 경우와 아예 없는 경우로 뿌리를 구분할 수 없는 경우이다. 본관의 현재 지명을 기준으로 출신지역(소위 정체성)을 분류하였다. 이 자료로서도 불만인 사람은 각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자신만의 분류기준을 세우는 수 밖에는 없겠다.

표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현재 전라도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의 30%만이 자신의 뿌리가 전라도 지역임을 밝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뿌리가 경상도라고 밝힌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46.7%라는 것이다. 그 외에는 경기도, 충청도, 황해도 순이었다. 한마디로 전국이 그 지역으로 골고루 진출하여 아무 문제없이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역감정의 대상이라는 전라도, 특히 그곳에 오랜 기간 거주한 선주민(先住민)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그 또한 대상이 불명확한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누구에게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저 막연한 증오의 대상으로 자기 나름의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른 대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자료로서도 그 대상에 대해 모호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지역감정의 대상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다. 그것에 관해서는 다음에 언급하도록 하자.   

 

2013. 8. 10.